수도권의 관문이자 성장세가 두드러진 도시인 김포시는 문화정책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입에 따라 문화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김포시 문화정책의 방향성과 효율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김포시 문화정책을 ‘예산 운용’, ‘축제 운영’, ‘시민 참여’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석하여, 김포시가 지역 문화 발전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합니다.
김포시 문화예산의 구조와 활용 실태
김포시의 문화예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로는 도시 확장과 함께 문화예술 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김포시의 전체 문화예산은 약 310억 원으로, 이는 도시 전체 예산의 약 2.1%를 차지합니다. 이는 전국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 중인 도시임을 감안하면 나름의 투자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예산의 주요 사용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문화 인프라 건립 및 보수, ▲문화행사 개최, ▲문화예술단체 및 예술인 지원, ▲전통문화 보존입니다. 김포아트홀, 운양복합문화센터, 풍무도서관 등이 대표적인 예산 투입 시설로, 공공문화공간 확충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김포문화재단을 통한 공연·전시 기획, 예술단체 지원, 생활문화 활성화 사업에도 예산이 분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 운용의 실효성에 대한 시민의 체감은 아직 부족한 편입니다. 사업별 예산 사용 내역이 공개되긴 하나, 시민들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며, 일부 예산은 실질적 수요보다 보여주기식 행사에 집중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개최되는 대형 공연에 수억 원이 투입되지만 지역 소규모 예술인의 참여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향후 김포시는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공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예산 성과 평가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문화기획 전문가와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예산 심의 과정이 제도화된다면, 문화예산이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포시 축제 운영 실태와 개선점
축제는 지역 문화정체성을 드러내고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중요한 문화 플랫폼입니다. 김포시는 해마다 다양한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행사로는 ‘김포한강축제’, ‘김포평화누리길 걷기 축제’, ‘김포 농산물 큰 잔치’, ‘김포독립운동기념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축제는 김포의 역사, 자연, 농업 등 지역 특성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포한강축제는 특히 시민 중심의 축제로 자리잡으며, 공연·전시·체험·푸드트럭 등 복합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됩니다. 최근에는 환경과 생태를 테마로 한 '지속가능 축제' 방향으로도 확대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는 인천, 파주, 수원 등의 인근 경쟁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축제 콘텐츠가 지역 고유성을 깊이 있게 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 폭이 좁고, 기획력이 부족한 민간 위탁 운영체계는 축제의 전문성과 독창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둘째, 홍보와 브랜딩 전략의 부재도 문제입니다. SNS,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 사전 홍보가 미흡해 외부 인지도가 낮으며, 다양한 언어 서비스 제공이나 다문화 관광객 유도 전략도 미비합니다.
셋째는 축제 이후의 성과 측정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축제는 단발성 행사로 끝나며, 축제 후 참가자 만족도 조사나 경제 파급 효과 분석 등이 형식적이거나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포시가 추진해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축제 운영에 지역 기획자, 예술가, 청년을 적극 참여시키는 협력 구조 마련, ▲지속가능성과 지역 고유성 중심의 테마 기획 강화, ▲디지털 홍보 및 외부 협력 확대를 통한 관광 연계 전략 수립, ▲사후 평가 기반의 데이터 중심 축제 운영 시스템 도입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개선이 이뤄진다면 김포 축제는 진정한 ‘문화경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 참여와 문화 거버넌스의 현주소
시민 참여는 문화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입니다. 김포시는 ‘생활문화도시’ 선언 이후 주민 주도 문화활동을 장려하며 참여 기반 정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은 '문화도시 시민추진단', '마을축제 공모사업', '생활문화동호회 지원' 등이 있으며, 김포문화재단 주관으로 시민 대상 문화기획자 양성과정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이 문화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문화도시 시민추진단의 구성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MZ세대,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정책 참여 방식도 설문조사나 의견 접수에 국한되어 있어, 문화정책이 실질적인 시민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시민참여형 문화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정책 초기 단계에서부터 시민을 설계자로 참여시키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시민 예산 제안제도', '주민 참여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의 제도를 본격 도입함으로써 정책 생산 주체로 시민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둘째, 문화거버넌스 기반 확대가 필수적입니다. 김포시는 민관협치에 대한 경험이 아직 부족한 편이며, 실제 문화 거버넌스 위원회도 형식적 운영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포문화도시추진협의회’ 등 중간조직의 독립성과 역량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협의체계가 구축돼야 합니다.
셋째, 지역 간 문화 불균형 해소를 위한 커뮤니티 단위 정책 확대가 요구됩니다. 김포 구도심과 신도시 간 문화자원 및 접근성 차이가 크기 때문에, 소외 지역 대상 순회형 문화사업, 이동형 공연, 커뮤니티 아트 등 지역밀착형 문화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단순히 ‘문화참여율’ 향상을 넘어서, 김포 시민 스스로가 ‘문화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그 결과, 김포시는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진정한 문화도시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김포 문화정책의 미래를 위한 제언
김포시는 도시 성장에 발맞춘 문화정책을 통해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의 효율성과 투명성, 축제의 전문성과 지속성, 시민 참여의 다양성과 실질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김포시가 문화정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시민 중심의 예산 운영 시스템, ▲지역 특화형 축제 기획, ▲다양한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지역예술인 및 청년 인재의 적극적인 활용과 디지털 전환 기반의 문화정책 설계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포의 문화정책이 단순한 ‘지원’이 아닌 ‘공유’와 ‘공동생산’의 체계로 전환될 때, 비로소 시민 모두가 문화의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문화도시 김포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